주식시장의 자산주들이 다시 주목받으며 주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지수에 대한 부담으로 대형 지수관련주들의 움직임이 둔중해진 사이, '자산가치'라는 독자적 재료를 바탕으로 자산자들이 변동성을 표출하는 시장과는 뚜렷하게 다른 움직임을 형성하고 있다. 대형주 가운데 대표적 자산주로 꼽히는 ㈜한화[000880]는 11월28일 시흥시측과 군자 매립지 124만평을 5천6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이틀 뒤인 30일부터 뚜렷한 상승추세를 보이며 9%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9일 장중 에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오전 11시 현재 3.7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2만7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계약서의 최종 서명은 내년 5월이지만 재료의 반영이 본격화된 것. 한화는 매각대금을 대한생명 지분 추가 매입과 차입금 상환에 쓸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다 빠르면 2007년께 대한생명의 상장도 가능할 것이란 점이 주가의 동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땅부자 주' 대우차판매[004550]도 부동산과 건설부문의 가치부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동안 자산주로 부각되다 하락세를 보이던 대우차판매는 8일 시장에서 4.65% 상승,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9일 시장에서도 52주 최고점을 찍은 뒤 오전 11시 현재 10.37%의 높은 상승률로 2만2천3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천 송도부지 28만평은 장부가치로만 5천277억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현재 6천600억원선에 그치고 있어 내년 자동차 내수시장의 회복전망을 고려하면 본업부문의 가치는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천일 고속(000650) 역시 '숨은 가치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15.74%의 장부상 가치는 13억원에 그치지만 고속터미널 부지가 공시지가로만 5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실질적 지분가치가 만만찮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힘입어 천일고속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이달 들어 8일까지만 29% 가량 상승했고 9일 시장에서도 오전 11시 현재 7.13% 오른 3만6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 음식료주 ㈜CJ[001040]와 하이트맥주[000140]도 보유 지분가치가 높은 자산주로 봐야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간 음식료 업종의 총자산이 96.9% 증가하는 동안, 투자유가증권은 664.4%나 증가하는 등 이 부문 대표주들이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쳐옴에 따라 이익회수와 지분법 평가익 등으로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종목이 유망하다며 장기 투자 종목으로 ㈜CJ와 하이트맥주를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