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 총재는 "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에 주로 의존하는 주식시장 활황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부동산 가격 불안이나 주가 상승에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과잉 공급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이 같은 발언이 미칠 여파를 우려한 듯 "현재의 주식 시장이 과잉 유동성과 관련돼 있다는 건 아니다. 주가 상승은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콜금리 추가 인상 여부와 시점을 묻는 질문 공세에는 모호한 표현으로 즉답을 피해 갔다. 박 총재는 "두 차례 콜금리 인상으로 중립 수준의 금리와 현재 콜금리 간 격차가 많이 축소됐다"며 "이제는 조속히 콜금리를 올려야 할 시급성은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거나 올리겠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한쪽 방향으로 해석하진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콜금리 추가 인상으로 현재의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채권 시장은 그러나 박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을 적어도 다음 달 금통위에서는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앞으로는 신중한 속도로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지난달의 발언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세에 대해서는 "시중 자금이 채권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주식과 채권의 수익이 균형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게 되면 채권 금리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감경기 회복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양극화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체감 경기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자영업 농업 중소기업 등 경쟁력이 약한 부문의 체감경기 회복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