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7년까지 PB영업점을 400개로 늘리겠다."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을 때 일반인들은 깜짝 놀랐다. 시중은행도 아닌 농협이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에 뛰어든 것도 이색적인데,이처럼 PB점포를 확대하면 농민 삶의 질 향상과 농업 관련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농협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농협중앙회측의 설명은 명쾌하다. 도시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점포에서 많은 수신을 끌어모아야 농촌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공공성을 중시하는 농협이라고 하지만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농협은 지난 98년부터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VIP뱅킹 영업을 하다 지난해 11월 이를 PB영업으로 흡수했다. 농협은 우선 지난해 일반고객과 PB고객을 함께 취급하는 PB영업점 20여개를 설치했다. 이를 계기로 해마다 PB영업점을 늘리기로 했다. 신규 점포 출점 계획은 올해 100개,내년 130개,2007년 150개로 2007년이면 PB영업점이 전국에 걸쳐 400개에 이른다. 내년에는 일반고객이 아닌 3억~5억원 규모 자산을 가진 PB고객만을 전담하는 PB전용센터(PB전문점) 1~2개도 내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센터를 시범적으로 운영해본 뒤 고객의 반응이 좋으면 점차 광역시로 확대하기로 했다. 농협 PB고객 규모는 '하나로가족' 고객 40만여명 가운데 평균 5000만원 이상 예금 잔액 보유자 중 20~30%에 해당한다. 농협은 다른 은행들이 갖추지 못한 경제사업 분야의 이점을 PB영업에서도 충분히 살린다는 전략이다.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세무,법률,부동산 상담서비스는 기본이고 주말농장 분양,벌초 대행서비스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