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일 제시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5%는 여타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4%대 중·후반)와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내년에는 수출과 내수가 모처럼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점과 환율 유가 등 대외 변수들도 올해보단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은의 이 같은 경기 낙관론은 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내수 쌍끌이 회복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5% 성장률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 10월 콜금리를 인상하면서 그 근거로 내세웠던 '5% 성장 전망'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한은은 최근 석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수출 호조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올해의 10.1%보다 더 높아진 10.8%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민간소비 증가율까지 올해보다 높아져(3.0%→4.5%),수출과 내수가 이끄는 '쌍끌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의 2.3%포인트에서 내년에는 3.8%포인트로 높아지는 반면,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6%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소폭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한은은 또 8·31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건설 투자가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민간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 조치가 내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최근 실질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이 정체돼 소비 회복세가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기업들이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무역 손실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가계 소득 증가율 둔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콜금리 인상 여부 관심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이 같은 경기 낙관론이 당장 8일 금통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로 모아지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초에 나오는 내년도 경제전망 결과를 보고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일단 한은의 경제전망을 '이미 예상했던 수준'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채권금리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은 그러나 한은이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금리가 오르더라도 경기회복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한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