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 증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증시가 유례없는 활황장세를 보이며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일본 증시도 5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강세장을 구가하고 있는 반면 중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 흐름에서 벗어나 홀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증권선물거래소는 5일 `최근 10년간 한.중.일 증시 동향 분석' 자료를 통해 3국 증시의 엇갈린 행보에 대한 배경설명을 내놓았다. ◆한국 증시 `쾌청'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어 전인미답의 길로 들어선 데는 환란이 `보약'으로 작용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폐지 등 시장 개방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이 강력히 진행됐으며 이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1998년 6월16 280.0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2000년 1월4일 1,059.04로 올라섰다. 이후 전세계 증시에 주가 거품론이 확산되고 대우사태 등 내부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03년 들어 미국 및 세계 경기의 회복 기대감과 함께 국내 경기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도 상승추세로 전환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간접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적립식펀드 등을 통해 증시로 유입돼 유동성 장세가 전개됨에 따라 마침내 지수 1,300시대가 개막됐다 ◆일본 증시 `맑음' 일본 닛케이지수는 1989년 12월29일 38,915.87을 기록한 이후 10년 넘게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고속 경제성장이 야기한 자산가격 폭등과 그로인한 금리인상 조치로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침체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1.1%에 불과했던 경제성장률이 2003년 이후 급상승하는 등 경기회복 신호가 가시화되면서 닛케이지수도 그해 4월을 저점으로 회복세로 전환, 급기야 15,000선을 돌파하면서 5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주식형 투자신탁 자금 규모가 올 9월 현재 200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56조엔으로 불어났고 외국인 보유비중도 2000년 18.8%에서 2004년 23.7%로 높아졌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난달 25일까지 854억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일본 증시의 유동성을 크게 호전시켰다. ◆중국 증시 `흐림'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991년 7월 첫 집계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2001년 6월13일 2,242.42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이를 정점으로 약세로 전환, 2003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 억제책으로 금리 인상, 기업대출 제한 등 긴축정책을 쓰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데다 정부의 주식 고가 매각정책과 풍부한 유동성으로 거품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의 비유통주식 매각 방침에 따른 주식 공급과잉 가능성으로 추가 하락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약세장이 전개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11월말 현재 12.9배로 낮아지는 등 거품이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이고 중국 정부도 비유통주식 매각을 신중히 추진할 방침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