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4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PD수첩'팀의 취재윤리 위반을 사과하면서 취재 과정에서 윤리를 지키는 것이 결과를 얻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이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한 연구원들이 이날 뉴스전문채널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PD수첩' 제작진의 취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 MBC는 곧이어 사과문을 발표하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쏠린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큰 데다 MBC에 대한 네티즌 등의 비판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취재윤리에 대한 자성 요구가 언론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짙다. 언론학계에서도 이번 논란을 비윤리적 취재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지난번 안기부 'X파일' 논란 과정에서 불법으로 얻은 자료는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이 대두됐듯이. 취재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이를 통해 얻은 정보도 보도하면 안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MBC도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취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회고발성 프로그램은 진실 보도에 중점을 두는 것이 당연하지만 진실을 파헤치려는 의도가 좋다고 해서 수단이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불법은 아니더라도 비윤리적인 취재 수단이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위법적 수단과 절차를 사용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취재하는 관행에 대해 언론계가 다같이 반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윤경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취재에 있어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이 있는데도 언론의 역할이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취재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얻은 취재 결과가 진실한가의 여부는 또다른 문제이지만 취재 과정에서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하면서 얻은 공익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도 "연구 과정의 윤리성이 결과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이번 취재 과정도 기본적인 선을 너무 많이 넘어 서둘러 사과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계 전반에서 취재윤리에 대한 주의 환기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