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DNA 검사 결과 및 해석을 둘러싸고 황우석 교수팀이 3일 `과학적 오류'를 들어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줄기세포 `진위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줄기세포 공방이 DNA 검사 `오류논란', `신뢰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자칫 미궁속에 빠질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DNA검사가 이처럼 논란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이번 줄기세포 문제 뿐만이 아니다. DNA검사는 수십년 된 핏자국만 가지고 사람의 신원을 확인할 정도의 정밀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진실을 명백히 밝혀줘야 할 DNA 검사가 거꾸로 사건을 미궁으로 몰아넣은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초 일본과 북한 간에 첨예한 외교 분쟁을 불러온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논란. 북한이 화장된 유골을 본국 송환하자 일본측은 DNA검사를 통해 유골이 메구미가 아니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북한측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1천200도가 넘는 화염에 탄 유골에서 열에 약한 DNA를 확인했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 문제는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에도 실리며 과학계의 이슈가 됐다. 검사를 한 일본측 연구자가 네이처에 유골 샘플에 타인의 땀이나 피지(皮脂) 등 이물질이 들어가 결과가 잘못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시인해 혼란이 가중됐고 결국 진상은 미궁에 빠져든 상태다. 지난 2003년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 참상 역시 DNA 검사의 한계를 보여준 예다. 고온 속에서 완전히 타버린 사람의 뼈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한 것. 결국 DNA 감정에도 불구하고 사체 6구가 신원불명으로 유가족을 찾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서 DNA 검사를 맡은 민간업체도 과거 DNA검사 실수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지난 2000년 두 자녀의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한 남성 고객에게 샘플이 뒤바뀌는 실수로 `친자가 아니다'는 잘못된 결과를 내준 것. 이 남성은 이 검사로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게 돼 가정이 파탄났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과거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의 살인사건도 DNA 검사를 두고 말이 많았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의 혈흔을 찾아 이 샘플이 심슨의 DNA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심슨측 변호인은 DNA가 우연히 일치할 확률이 1만분의 1이란 점을 들어 이는 사건이 일어난 로스앤젤레스 지역 인근의 300만명 인구 중 300명이 같은 DNA 결과가 나오는 셈이라며 DNA검사의 오류 가능성을 강조했다. 공방 끝에 결국 재판부는 변호인측 주장을 인정, 심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