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300 선을 넘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 간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펀드에 투자한 개인들은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펀드 가입을 미뤄온 투자자라면 상황이 정반대다.


'이제라도 가입해야 할까','지수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까'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증시 상황에 따라 펀드별 수익률도 수시로 변화하고 있어 과거 수익률만 보고 가입하자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자들에게 자산운용사들이 스스로 뽑은 간판 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간판 펀드는 회사가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는 만큼 수익률이 양호하고 규모도 일정 수준을 넘어 운용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간판 펀드 대부분은 주식형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간판 펀드로 꼽고 있는 상품은 대부분 주식형펀드다.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등 장기자금의 증시 유입 본격화 등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식형펀드가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같은 주식형이라도 회사별로 투자 포트폴리오와 운용기법이 천차만별이다.


대한투신운용이 주력펀드로 내세운 '파워매트릭스'는 중소형주 성장주 블루칩 배당주 등 4개 스타일의 주식군을 고객 투자 성향에 따라 일정 비율로 배합한 '포트폴리오 패키지형'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중소형주 성장주 블루칩 배당주에 각각 30%,30%,30%,10%씩,보수적인 투자자는 블루칩과 배당주에만 40%와 60%씩,중간 성향의 투자자는 성장주 블루칩 배당주에 30%,40%,30%씩 투자하는 식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웰스플랜적립식'은 연령별 투자기간별로 주식 편입비중을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가령 30대 투자자는 가입 후 3년까지 주식비중을 80%로 유지한 뒤 점차 35%까지 비중을 줄이고,40대는 65%에서 20%로 주식비중을 낮춘다.


50대는 처음에 50%에서 시작해 만기 시점이 가까운 시점에서는 전액 채권에만 투자한다.


특정그룹 계열사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주력펀드로 선정됐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부자아빠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등 삼성의 14개 계열사에만 투자한다.


정보기술(IT)업종의 경기 전망을 좋게 보면서 국내 대표 그룹인 삼성의 실적 및 지배구조 개선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밖에 △고객이 정한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자동환매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드림타겟주식' △장기간 독과점을 유지하거나 신기술·신사업을 개척하는 등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형'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코리아블루오션주식' 등도 주력펀드로 꼽힌다.


◆해외펀드도 관심


외국계를 중심으로 몇몇 자산운용사들은 해외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꼽고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Pru아시아퍼시픽ETFs'는 한국 일본 중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 8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14개 ETF(상장지수펀드)에 분산투자한다.


ETF는 각 국가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쫓아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푸르덴셜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에 투자할 경우 8개 국가의 약 2200개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글로벌안정혼합형'을 대표 펀드로 키우고 있다.


이 펀드는 자산의 30%를 전세계 주식형펀드에,70%는 채권에 투자해 해외분산투자 효과를 추구한다.


도이치투신운용의 '글로벌펀드오브펀드' 시리즈는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토탈리턴',채권 주식 부동산 실물 등 다양한 해외 자산군에 투자하는 '글로벌 올 에셋',세계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글로벌 배당주' 등이 있다.


◆대표 펀드도 분산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는 해야겠는데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망설이는 투자자라면 이들 대표펀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자산운용사의 대표펀드는 통상 수익률이 동일 유형의 상품 중에서 상위권에 속하면서 규모도 커 운용의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표펀드에 가입할 때도 분산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은 "같은 주식형에 가입하더라도 운용 스타일이나 투자대상 종목이 차별화된 여러 펀드에 나눠 투자해야 한두 개 펀드에 집중투자해 수익률 부진으로 낭패를 보는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