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APEC 뒷얘기 소개] '두루마기' 노대통령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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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열린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부산선언'을 비롯한 회의 성과 못지않게 많은 뒷얘기를 남겼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25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APEC 정상회의 뒷얘기와 각국 정상들의 소박한 모습을 소개,눈길을 끌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의 피날레를 장식한 21개 회원국 정상들의 '두루마기 기념촬영'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청와대 브리핑은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1년 전 칠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서 칠레 민속의상인 '폰초'(Poncho)를 입고 기념촬영한 뒤 "내년에는 뭘 입으면 좋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해 왔다는 것.
그러다 노 대통령은 올 회의 준비과정에서 "도포는 소매가 너무 넓어 입으면 불편할 것이니 두루마기가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이후 실무진은 두루마기와 배자,도포 등 3가지 안을 논의한 끝에 두루마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18일 저녁 부산 벡스코(BEXCO)에서 21개국 정상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만찬에서 최대 인기는 김치였다.
당초 외국 정상들의 입맛을 감안해 백김치를 올리려다 김치의 본맛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매운 김치로 결정됐다.
청와대 브리핑은 "참석자들 대부분이 매운 김치를 잘 먹었다"며 "김치는 이날 잘 팔리는 메뉴로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했다"고 소개했다.
○…18일 만찬 건배주로 부산에서 생산되는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 외에 후식주로 목포의 '복분자주'가 추가된 것은 지역화합이 고려된 결과였다.
당초 '천년약속'만 올려질 계획이었으나 '우리 술을 하나라도 더 홍보하고 타 지역의 술을 추가해 지역화합의 의미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추가 선정 방침이 세워졌고 영·호남 술이 식탁에 나란히 오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경주 불국사를 찾은 것은 "고도(古都)를 방문하고 싶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 브리핑은 소개했다.
또 정상들 선물로 당초 노트북을 증정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 정상들이 사용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돼 디지털카메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