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부 極地 2만km 대장정] (7) 장삿속 챙기는 전통사찰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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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체의 유명한 사찰인 타쉬룽포사원.이 지역 최대의 겔룩파 사원으로서 달라이라마가 관할하는 라싸와 달리 판첸라마가 관할하는 시가체 지역의 중심 사찰이다.
거대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수많은 전각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어 멀리서도 그 웅장함이 돋보인다.
그래서일까.
입장료가 만만찮다.
1인당 입장료가 중국돈 55위안.한국돈으로는 7500원에 이르는 거금(?)으로,양국의 물가 차이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전통사찰 입장료의 2배를 넘는 돈이다.
게다가 절 입구에서 라마승들이 직접 입장료를 징수한다.
뿐만 아니다.
전각마다 촬영비를 따로 받는다.
아예 사진은 얼마,비디오 카메라는 얼마라고 붙여놓은 곳도 있다.
마침 동행한 중국국제체육여유공사의 이원 총경리가 어린 시절 10대 판첸라마를 만난 인연을 되새기며 그의 등신불을 모신 영탑전을 참배하는 모습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으려고 하자 중국돈 1800원을 내라고 한다.
처음엔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하다가 장족 안내원이 흥정을 하자 대뜸 제시한 금액이다.
이런 티베트 사찰의 장삿속은 라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로 찾아드는 불교신자들과는 달리 라마승들에게선 수행자다운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나마 공부하는 사찰로 알려져있는 세라사원에서도 그랬다.
매일 오후 3시면 스님들이 나무그늘에 모여 불교 교리와 수행에 대해 격렬하게 토론하는 '토론의 마당'에선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건성으로 하는 토론이 대부분이었다.
토론이 끝난 후 인터뷰를 청하자 한 스님은 "중국돈 150원을 내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사찰이 관광지화되면서 '염불'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마음이 가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