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호남의원들의 회동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우리당 염동연(廉東淵) 주승용(朱昇鎔) 이영호(李泳鎬),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신중식(申仲植) 이정일(李正一) 의원 등 양당 호남의원들은 오는 26일 모처에서 1박2일 일정으로 회동을 갖고 통합론 등 정계개편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한 것. 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양당 의원들이 만나 지역구도 타파를 비롯한 통합문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모임을 정례화할 계획이었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정일 의원도 "최근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모임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들 의원이 모임을 전격 취소한 것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국정원의 도청 의혹과 관련, 검찰수사를 받아온 이수일(李秀一) 전 국정원 2차장의 자살로 호남 민심의 동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양당 통합론을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당 의원들로서도 최근 정세균(丁世均) 임시의장겸 당의장이 `당 기강잡기'에 나서는 등 지도부가 당 구심력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출신 의원끼리 별도 모임을 갖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기국회 이후 적절한 시기에 다시 모임 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주 출신의 우리당 강기정(姜琪正)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금은 민주당과 합당 논의를 위한 만남의 추진보다 우리의 계획을 질서있게 세워가는 것이 절실한 시간"이라며 당 쇄신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