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북아 허브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고민을 할 때는 지났다. 하루라도 빨리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한 외국 CEO들이 한국 정부가 금융 및 물류 허브정책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서둘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프랭크 아펠 DPWN(DHL의 지주회사) 물류부문 회장은 "한국이 동북아 물류허브를 추진하는 동안 중국을 비롯해 역내 다른 국가들이 낮잠을 자고 있을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라며 "장기적인 비전을 세웠다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아펠 회장은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지척에 막강한 경쟁자를 둔 한국의 물류허브전략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을 완곡하게 표현했다. 아펠 회장은 "물류회사는 제조업체를 따라 이동하게 마련"이라며 "폭증하는 중국 내수 물류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앞으로 항공 인프라를 한국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경우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로서 매력이 있겠냐는 질문에 아펠 대표는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마이클 더커 페덱스익스프레스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7월 페덱스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류허브를 중국 광저우에 구축키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지리적으로 최적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애초부터 인천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더커 회장은 "수차례 외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보니 광저우가 지리적으로 모든 아시아 지역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광저우 물류센터를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이 동북아 항공물류 중심지의 하나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커 회장은 "항공개방 정책,통관절차,환적화물 비용 인하,24시간 공항 운영 등과 관련된 전략은 중국 등 한국의 다른 경쟁국들도 이미 모두 실행에 옮기고 있는 만큼 한국은 한발 더 앞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씨티은행 회장)도 한국이 추진해온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과 관련,"한국 정부는 아시아 금융허브 구축을 위해 고민을 할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류시훈·박동휘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