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株)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돈방석에 앉았다.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의 평가차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스톡옵션 평가차익은 80억원을 웃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내정),신상훈 신한은행장의 평가차익은 40억~60억원대에 이른다.


다른 시중 은행장들도 1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누리고 있다.


사상 최대 이익에 힘입어 은행주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장들의 스톡옵션 평가차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장 스톡옵션으로 돈방석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은행장 가운데 가장 많은 70만주(성과연동형)를 받았다.


행사가격은 3만8300원×(1+은행업종지수 상승률×0.4)로 전체 은행업종 지수에 연동된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4만9024원이다.


지난 3분기 말 경영지표(ROE,BIS비율)를 기준으로 강 행장이 받을 수 있는 스톡옵션은 현재 47만주이며,현 주가 6만7400원 대비 평가차익은 86억3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은 2002년 5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모두 39만780주(잔여수량 기준)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행사가격(1만1800원~2만8006원)과 현 주가를 감안한 평가차익은 67억3000만원에 이른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의 평가이익은 44억3000만원에 달한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네 차례에 걸쳐 받은 25만9620주의 스톡옵션에서 41억6000만원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99년(행사사격 1만20원)과 2000년(행사가격 8500원)에 받은 스톡옵션 25만주 가운데 11만주를 올들어 행사,20억원의 평가이익을 실현했다.


이를 감안하면 김 회장과 신한지주 라 회장의 스톡옵션 이익은 비슷한 셈이다.


이 밖에 김종열 하나은행장 17억5000만원,심훈 부산은행장 13억6000만원,이화언 대구은행장 14억8000만원,홍성주 전북은행장 8억7000만원씩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반면 올해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우리금융의 황영기 회장은 스톡옵션을 자진 반납해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은행장 스톡옵션 괜찮나


은행장이 스톡옵션을 받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였다.


은행이 수익경영에 나서면서 CEO에게 수익성 개선과 주가 부양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한 것.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지난 98년 주택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스톡옵션을 받는 것이 시발점이었다.


스톡옵션은 자사 주식을 미래의 일정 기간에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나중에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돌게 되면 그 차액만큼 '보너스'로 챙기는 것이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스톡옵션으로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겼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상장기업으로서의 은행 CEO들이 주주이익(주가상승)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행장들이 스톡옵션으로 수십억원의 이익을 챙기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은 일반 국민을 상대로 정부 특허를 받아 영위하는 산업인데 지나치게 실적 위주의 경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은행장의 스톡옵션도 좀 더 까다롭게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