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경영학자로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렸던 피터 F. 드러커 교수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숙환으로 숨졌다. 향년 95세. 지난 1971년부터 2003년까지 그가 사회과학 및 경영학부 석좌교수로 재직했고 최근까지도 집필 활동을 해왔던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경영대학원은 이날 오전 드러커 교수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현대 경영학을 창조한 인물로 평가받았던 드러커 교수는 자신의 90번째 생일때 "나는 기계나 건물이 아닌 사람을 주목했다"는 단순 명료한 말로 자신의 성과를 표현했다. 즉 어떤 특정한 경제 이론이나 경영 기법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현장에서의 작업을 역사적인 맥락에 대비시키면서 새롭고 자유로운 형태의 경영을 찾아낸 자신을 이처럼 표현했던 것. 이런 인간 중심의 접근법을 바탕으로 드러커 교수는 94세이던 지난해에도 자신의 35번째 책을 출간하고 수천건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20세기 실물 경제의 가이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명철한 판단력과 매력적인 분석법으로 수많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경영 현장에서의 리더십 연구에 창조적인 접근법을 활용했다는 평가. 1909년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청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차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부터 2년간 미국의 GM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거대 조직에서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가진 이들이 함께 어울려 일하는 곳이 주식회사"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1946년 `주식회사의 개념(Concept of the Corporation)'을 출간했다. 기업을 협력체로 파악한 드러커 교수의 이 접근법은 당시만 해도 피라미드 조직에서의 `명령과 통제'를 강조하던 전통적 경영 기법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독일 함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대학을 다닌 그는 1931년 국제법 박사학위를 땄지만 박사라는 타이틀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대신 1930년대 초반 프랑크푸르트에서 일했던 언론인으로 평가받기를 원했다. 나치의 감시를 피해 1933년 런던으로 건너가 은행에서 잠시 일했던 그는 1937년 아내 도리스 슈미츠와 결혼한뒤 영국 신문사 특파원으로 미국에 건너갔고 대학강사로 뛰며 1939년 첫번째 책으로 `경제인의 종말(The End of Economic Man)'을 출간했다. 1940년대에 현장 근로자들의 책임론을 강조했던 그는 뉴욕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다 당시 61세이던 1971년 나중에 그의 이름을 따 `드러커 경영대학원'으로 명명된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으로 옮겼다. 주요 저서로는 산업인의 미래(The Future of Industrial Man.1942년), 새로운 사회(The New Society.1949년), 단절의 시대(The Age of Discontinuity.1969년), 21세기 경영의 도전들(Management Challenges for the 21st Century.1999년) 등이 있다. 유족으로 부인 도리스와 네 자녀가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