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연합(EU) '트로이카' 대표단은 9일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이란 핵문제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데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밝혔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회담이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EU와 트로이카의 이름으로 우리는 이란의 핵관련 서류가 UN 안보리에 이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잘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금 IAEA 집행이사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때 가서 이 문제를 안보리에 넘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란 핵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유럽은 어떠한 이견도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줄곧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스트로 장관은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 조사에 대해 시리아 정부가 협조를 약속한 만큼 내달 15일까지 UN 조사단(단장 데틀레프 메흘리스)의 추가 보고서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러시아, 영국 외무장관을 비롯해 우루술라 플라스닉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EU 대외담당 집행위원, 하비예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가 참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