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허성촹잔의 창업자인 주멍이 회장(46)은 중국 부호그룹에서 '다크호스'로 불린다. 지난 2002년만 해도 포브스 선정 중국 부호 68위에 올랐던 그의 가족은 올해 2위로 껑충 뛰었다. 그의 가족 재산은 115억8300만위안(약 1조4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긴축 정책을 펴고 있는 와중에도 이 같은 실적을 올려 더욱 주목된다. 허성촹잔은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4% 많은 순익을 냈다. 지난 8월엔 싱가포르의 투자기관인 테마섹과 미국계 타이거펀드로부터 총 10억위안(약 1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노출을 꺼려 부동산 업계에선 '침묵의 인물'로 통한다. 고졸 출신의 주 회장은 20대 중반인 지난 1980년대 고향인 광둥성에서 인력공급 회사를 차리면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집집마다 문 앞에 상점을 운영해 거리가 혼잡해진 것을 지켜본 그는 지방정부에 상가(商街)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해 이를 성사시키면서 목돈을 쥐게 된다. 1992년 고향을 떠나 홍콩에서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허성촹잔을 창업했으나 사업의 무대는 여전히 광둥성이었다. 1998년 허성촹잔을 상장시킨 그는 정부 관리들과의 탄탄한 관시(關係)를 밑천으로 사업을 키워 나갔다. 지방 정부가 개발을 계획 중인 지역의 땅을 미리 매입해 개발하는 식이다. 그가 개발한 톈허지역이 지금 광저우의 신상업센터로 자리잡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주 회장은 대도시에 확보한 토지만 1300만㎡에 달해 개발붐을 탈 경우 그의 재산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