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어린이 비즈게임 열풍 .. 1300만명 기업가정신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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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소년들이 반(反) 기업.반 시장경제 교육을 받으면서 오락성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어린이들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배우기에 흠뻑 빠져 있다.
기업가정신 함양을 사명으로 하는 미국의 카우프만재단과 월트디즈니의 자회사인 디즈니온라인이 공동으로 만든 '핫샷비즈니스'(www.hotshotbusiness.com)라는 가상의 경영공간에는 미래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들이 1200만~1300만명에 달한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링컨에 사는 에단(12)은 요즘 이 게임에 심취해 있다.
가상공간이긴 하지만 '사장님'이 되어 회사를 경영해보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생각보다 재미있어서다.
에단은 이 게임이 진행되는 가상의 도시인 '기회의 도시(Opportunity City)'에서 만화전문 서점을 열어보라는 권고를 받았다.
수익성이 보장되고 고용 증진으로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했다.
일단 클릭했더니 총 4500달러가 드는 창업 비용을 은행대출로 충당할 건지 아니면 자기자금으로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서점 이름을 짓고 경영을 시작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대차대조표,현금흐름표,손익계산서 등이 그때 그때마다 업데이트됐다.
실제 게임하는 시간 1분을 하루로 잡아 1주일간(6분)의 게임을 끝냈더니 이익 추정치가 나왔다.
이 게임은 6주 단위로 비즈니스 점수를 매겨 경영의 성패를 판단해준다.
핫샷비즈니스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3년 5월.실제 게임을 해본 어린이들끼리 소개하고 부모들도 적극 권유하면서 활발하게 접속하는 어린이가 1300만명으로 늘었다.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는 이 게임을 실제 공간에 시현해본 '이노벤션즈'라는 놀이시설도 만들었다.
'핫샷비즈니스'의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칼 슈램은 "기업가 정신은 비즈니스 스쿨에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며 "어릴 적부터 이런 경험과 정신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한 나라 경제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핫샷비즈니스'처럼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기 위한 사이트는 최근 들어 급속히 늘고 있다.
비즈월드(www.bizworld.org)는 초등 및 중등학생들이 비즈니스와 기업가 정신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아예 짜준다.
'미국 경영전문가들'이라는 뜻의 BPA(www.bpa.org)는 원래 비즈니스와 기술교육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자발적 단체에서 출발했다.
학생들에게 리더십과 기업 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각종 경영이론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적 수준의 경영 인력을 기르는 초기 단계라 볼 수 있다.
데카(www.deca.org)라는 사이트는 마케팅과 매니지먼트,기업가 정신 교육에 특화했다.
18만명의 마케팅교육학생연합이라는 단체 회원이 가입돼 공부하고 있다.
13~18세 학생을 대상으로 재무관리 교육만 시키는 곳도 있다.
인디펜던트민즈(www.independentmeans.com)는 기본적인 재무 관련 지식을 가르치고 벌어들인 돈을 저축,지출,투자 등을 통해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