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행을 탄다. 경제·사회환경이 바뀌면 소비자의 니즈가 변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본격 도약기로 접어든 1980년대에는 교육보험의 인기가 대단했다. '우골탑(牛骨塔)'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자녀 교육에 대한 높은 열정을 반영한 것이다. 암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은 90년대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먹고 살 만해지자' 건강과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94년 세제혜택이 부여된 연금보험(개인연금)이 불티나게 팔렸다. 만기 15년인 개인연금은 국내 보험시장에서 장기상품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외환위기 이후엔 종신보험이 붐을 이뤘다. '가족사랑에 대한 징표'로 간주되면서 계약건수가 작년 말 기준으로 800만건을 넘어서는 등 생보사 주력상품으로 부상했다. 종신보험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투자와 저축,보험을 아우르는 퓨전상품인 변액보험이 뜨고 있다. 증시호전과 맞물려 변액보험의 열풍은 더욱 뜨꺼워질 태세다. 위험보장에서 출발한 보험상품이 이제는 재테크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보험 고유의 기능인 위험보장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여유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직장인들은 보장기능보다 투자기능에 지나치게 포인트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보험은 가입 목적에 적합한 상품을 최소의 비용으로 가입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단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람은 변액보험이 아니라 순수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