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지방간, 방치하면 당뇨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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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의 주범은 술과 비만
지방간은 간 무게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지방간을 일으키는 가장 큰 주범은 알코올이다.
술을 분해하는 효소는 모두 산화 효소로서 산소를 소모시킨다.
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산소가 부족해져 간 세포가 손상되면 지방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쌓이게 된다.
지방 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면 인체 대사에도 영향을 줘 대사되는 지방산은 감소하는 대신 지방산이 중성지방으로 변화돼 축적되는 양은 증가한다.
사람마다 다르나 대개 매주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절주가 전제 조건이지만 비만을 해소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히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가 25를 넘어가면 장기 사이에 지방조직이 낀 내장형 비만과 대사증후군(비만 당뇨 고지혈증 인슐린저항성 미세단백뇨 등이 복합된 질환)을 염려해야 한다.
인슐린저항성이 생겨 잉여 혈당을 원만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이것이 중성지방으로 전환돼 지방간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술을 절제해도 밥과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것만으로 지방간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간에 독성을 끼치는 물질과 단백질 결핍이 지방간을 일으킨다.
○방치하면 우상복부 통증과 경변 초래
지방간은 초기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유일한 신호는 심한 피로가 밀려들 때 우상복부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피로로 간에서 노폐물이 잘 처리되지 않거나 간에 지방이 꽉차면 간을 둘러싸고 있는 외막이 당겨지고 신경이 자극받아 통증이 생긴다.
간세포 내에 지방 덩어리가 커지면 핵을 포함한 세포의 중요 구성 성분이 한쪽으로 눌려 실질세포 기능이 저하된다.
혈액 및 임파액의 순환장애가 오고 산소와 영양공급이 줄어든다.
이를 방치하면 간세포에 산화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괴사와 염증이 동반된 지방성 간염으로 악화된다.
바이러스성 또는 알코올성 간염을 갖고 있었다면 간경변을 거쳐 간암까지 유발될 수 있다.
○체중감량과 약물치료 필요
지방간에는 절주와 꾸준한 운동이 가장 큰 치료약이다. 6개월간 계속 운동을 하면 10%씩(매주 0.5㎏씩) 체중이 감량되며 이를 통해 지방간이 해소된다. 체중감량제가 지방간을 개선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나 유효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치료약물로는 중성지방과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을 각각 20∼30%,5∼10%가량 낮추는 '겜피브로질' 성분의 약이 권장된다.
지방간은 콜레스테롤치보다 중성지방이 더 큰 원인이 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 계열 약물보다 이 약을 우선적으로 쓰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의들의 충고다.
이와 함께 '우루소데속시콜린산'이 간에 지방이 눌러붙고 간 염증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보조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은 장에서 당을 흡수하거나 간이 포도당을 생성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지방간에 유익하게 작용한다.
지방대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비타민B,C,E 등을 같이 복용하면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김형준 교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