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감사원장은 "역사적 임무를 마친 공기업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또 "공공부문은 아직도 방만하게 경영하면서 노조와 적당히 타협하는 등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공기업을 강도 높게 비판,현재 진행 중인 감사결과에 따라 공기업의 무더기 퇴출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전 원장은 지난 3일 감사원장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1960∼1970년 이른바 개발연대에 설립돼 역사적 기능과 역할을 다한 공기업 중 시대 흐름을 못 맞추는 기업들은 퇴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퇴출 가능성이 높은 공기업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개발연대에 필요한 요건들과 지금 요건들을 비교해 보면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지난달부터 내년 말까지 일정으로 226개 금융,건설,지방 공기업에 대한 기획 감사에 착수했다. 전 원장은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경쟁과 혈투를 벌이고 있는데 공공부문은 소위 기업가 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불필요한 분야에 자회사를 설립해 민간이 이미 참여하고 있는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하면 공기업은 백전 백패할 것"이라며 질타한 뒤 "잭 웰치가 GE를 세계 일류 기업으로 만든 것은 해선 안 될 기업들을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 공기업들은 대부분 퇴출시킬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전 원장은 최근 문제가 된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한 감사 여부에 대해서는 "기금이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지만 남북문제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확인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감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기획예산처 장관,대통령 비서실장,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11월 임기 4년의 제19대 감사원장에 취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