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존] '디자인 퍼니처'로 호텔같은 거실 연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거실에 베그너의 Y체어와 필립 스탁의 아치 문 스탠드를 놓으려 하는데,어울릴까요?"
"집안이 전체적으로 경쾌한 분위기니까 카림 라시드 소파가 어떨까요?"
정소연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는 요즘 고객상담을 하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가구 전문업체와 손잡고 만든 '디자인 퍼니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식이 혀를 내두를 정도기 때문이다.
베그너나 필립 스탁처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퍼니처 아티스트의 제품은 이제 기본.
영국 디자이너 톰 딕슨이 카펠리니사와 개발한 S의자,유로라운지사와 만든 잭 조명,이탈리아 건축가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하고 알레시사에서 만든 안나(귀여운 소녀의 모습) 와인따개를 거론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정씨는 전한다.
일반인들이 디자이너 가구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1~2년 새 서울 청담동을 중심으로 문을 연 전문 가구점만 30여개에 달한다.
논현동이 고급 가구 거리의 대명사라면 이제 청담동은 디자인 퍼니처의 메카로 자리를 굳히는 양상이다.
디옴니 카르텔 신동가구 인터CK 등이 이끌고 있으며,웰즈(Wellz) 인엔디자인 에이후스(a-hus)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조영철 웰즈 마케팅팀장은 "디자인 퍼니처는 가구 시장뿐 아니라 건축분야에서도 단연 이슈"라며 "유명 디자이너가 설계한 주상복합 및 펜션 등 신개념의 주거공간이 늘어나면서 가구의 명품격인 디자인 퍼니처가 옵션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제주도의 핀크스 골프장 내 80평형 펜션이 대표적인 사례로,독특한 외관에 맞는 디자인 퍼니처가 배치될 예정이다.
디자인 퍼니처가 붐을 조성하는 것과 관련,박소현 에이후스 마케팅팀장은 가구에도 의류처럼 '믹스&매치' 개념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의류랑 비슷한 거 같아요.
과거에는 투피스 스리피스가 유행했지만,패션에 대해 감각이 높아지면서 재킷과 바지를 따로 구입해 조화를 이루는 멋쟁이들이 늘고 있잖아요.
가구도 세트로 한꺼번에 장만하기보다 이것저것 단품으로 구입해 믹스 매치를 시도하는 분이 꽤 많아졌어요."
물론 디자인 퍼니처는 웬만한 수입가구보다 훨씬 비싸다.
아메리칸 모던 스타일로 유명한 부부디자이너 찰스&레이 임스의 임스체어는 소재에 따라 80만원에서 400만원에 이른다.
모던 클래식 디자인 퍼니처의 대가 베그너의 체리목 배니어 소재 탁자도 450만원이나 한다.
카림 라시드의 의자는 최고 1500만원.
때문에 최근 결혼을 하는 젊은 소비자들은 모든 가구를 디자인 퍼니처로 장식하지 않는다는 게 가구점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원하는 가구에만 투자를 집중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소파는 홍대 앞 가구점 같은 곳에서 싼값에 맞추고,나머지 예산으로 그 옆에 놓일 라운지 체어에 집중 투자하는 식이다.
"요즘 TV속 아파트 광고를 보세요.
그냥 평범한 인테리어는 없잖아요.
멋진 인테리어와 멋진 디자인 퍼니처를 계속 보여주면서 대중의 공간꾸미기에 대한 눈높이가 한 뼘쯤 높아져 있습니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홍희수씨는 디자인 퍼니처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