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이 내년 상반기에 '제로(0) 금리'정책을 포기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31일 월간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과거 7년 동안 계속돼온 디플레이션이 내년 3월로 종료되는 2005 회계연도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01년 3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제로 금리를 골자로 한 통화완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돈을 풀기 위해 정책적으로 일본 국채를 대거 매입해왔고 이 같은 통화완화정책으로 정책 금리가 한때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사실상 제로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4월 시작되는 2006 회계연도의 핵심물가 상승률을 0.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월 예상한 0.3%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핵심 물가는 식품과 에너지 등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된다. 이번 회계연도의 핵심 물가는 0.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핵심 물가는 지난 98년 4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단 한 차례만 상승했었다. 도이치애셋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 나카지마 유조는 "일본은행이 이제 통화완화정책을 끝내려는 방침이 확고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 폴 시어드도 "기차(통화완화정책)가 확실히 역을 떠났다"며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가격이 약세(수익률 상승)로 돌아선 것이 이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2003년 6월 이후 2년 이상 2%에 묶어뒀던 금리를 오는 12월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CB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12월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당초 ECB의 금리인상이 내년 중반께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 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