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몸체에 금색 펜촉으로 된 구닥다리 만년필이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개성 연출을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감각적이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만년필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필기구업체 워터맨(Waterman)은 마스카라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만년필 '오다스'(Audace) 2005/2006 컬렉션을 출시했다. 개성있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여성들을 겨냥한 이 제품은 펜캡의 클립을 과감하게 생략했으며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다스는 지난달 2-10일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도 참가했다. 워터맨을 대표하는 만년필 '세레니떼'(Serenite)는 기존의 만년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완만한 곡선형으로 디자인돼 부드러운 깃털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제품은 마디진 대나무의 줄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검은색 본체와 대비되는 손잡이의 순은(純銀) 장식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라미(Lamy)에서 출시한 비스타12(Vista 12)는 사이버적인 감각의 만년필. 전체 색조가 은색인 이 제품은 투명한 만년필 몸체를 통해서 만년필의 작동원리를 살펴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연필'을 연상시키는 만년필 '배리우스'(Varius)는 러시아어 '연필'(karandasch)에서 유래된 필기구 브랜드 '카렌디쉬'(Caran d'ACHE)의 제품. 배리우스는 장미목으로 된 육각형의 몸체와 펜촉 부분의 금속이 잘 조화돼 만년필임에도 연필이 주는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잘 살아난다고 카렌디쉬는 전했다. 잉크가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펜촉을 몸체로 두건처럼 감아 펜촉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게 특징인 만년필 '파카100'. 이 제품은 흰색과 금색으로 이뤄진 부드러운 색감에도 불구, 펜캡과 펜촉 부분이 원형의 자이로스코프(회전의) 형태로 디자인돼 역동적인 느낌이 난다고 파카(Parker)측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