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 문제로 차질을 빚어온 높이 555m,112층짜리 초고층 '잠실 제2 롯데월드' 건설 사업과 관련,인허가 관청인 서울특별시가 '공군측의 초고층화 반대의견'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제2 롯데월드 사업이 11년 만에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30일 서울시와 공군,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롯데그룹이 송파구 신천동에 건립키로 한 제2 롯데월드 사업이 국내 실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내달부터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2 롯데월드 지역이 항공기지법상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군측이 전달해온 초고층화 반대 의견도 법적 효력이 없는 단순 참고사항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통영향 평가,도시계획 심의 등에서 문제가 없으면 인허가를 예정대로 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내달 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롯데가 지난 6월 제출한 제2 롯데월드 교통영향평가서를 본격 심의할 계획이다. 행정절차의 최대 난관인 교통영향평가에 대해 롯데그룹은 지난 4개월 동안 인근 아파트 배후도로 확장 등 다앙한 방안을 마련,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2 롯데월드 건설로 인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잠실아파트 이면도로를 1.3km 연장해 다른 도로와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진입차량이 기존 도로에서 정체되지 않도록 사업지 내부에서 진입차량의 교통량 대부분을 처리하는 계획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또 교통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실내 테마파크 건립을 백지화하고 호텔 객실 수도 700실에서 300실 규모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건축 연면적을 당초 계획보다 2000여평 이상 줄이고 용적률도 허용치(800%)의 절반인 400%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공항을 오가는 군용기 등으로 인한 고도제한 문제가 여전히 논란거리다. 공군측은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의 제2 롯데월드 부지가 서울공항의 실질적인 비행안전구역에 들어가게 돼 건물 높이를 203m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제2 롯데월드가 555m까지 올라가면 건물이 군용기 항로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며 "악천후시 사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롯데는 공군이 고도제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미국 연방항공청의 기준과 관련,미국 연방항공청에 질의한 결과 서울공항 계기 접근 절차를 일부만 조정하면 항공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연방항공청 규정을 건축 규제근거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공군측에 전향적인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조5000여억원이 투입될 제2 롯데월드 사업은 대지 2만6550평에 연건축면적 16만9800평의 복합 건축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상 112층의 빌딩에 백화점 호텔 쇼핑몰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1994년 롯데가 국내 기념비적인 초고층 건축물을 세우겠다고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제2 롯데월드는 고도제한 등의 문제로 11년 동안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최근 임기(내년 6월) 안에 제2 롯데월드 사업을 허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