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세심함에 달려 있습니다.


프로모션 '대행'이라고 남의 일로 생각했다간 끝이에요.


마치 '나 자신을 세상에 발표하듯' 매달려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28일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열린 '수입자동차 공동 시승회' 행사에서 만난 윤진 AIO(에아이오) 프로모션사업본부장(39)의 얼굴에선 피곤함을 읽을 수 없었다.


행사 준비 때문에 한 달째 새벽 퇴근을 반복했는 데도 말이다.


"행사에 참여한 고객들의 만족스런 얼굴을 보니 피로가 싹 가셨습니다.


프로모션 대행업 종사자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지요."


15년차 베테랑 프로모션 대행 전문가인 그가 수입차협회로부터 행사 진행을 의뢰받은 건 지난 7월.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신차 출시 이벤트 등을 대행하면서 쌓은 실력과 신뢰를 협회에서 인정한 덕분이었다.


윤 본부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시승코스 개발에서부터 행사장소 섭외,차량 배분,현수막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지휘했다.


'휴지통이나 생수통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놓고 몇 시간씩 고민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한다.


13개 참가업체가 내놓은 60개 모델이 모두 돋보일 수 있도록 행사 장소를 꾸미는 건 기본.행사장 섭외를 위해 인천공항공단을 설득해야 했고,관할 경찰서를 찾아가 교통통제를 요청하는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프로모션 대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나 자신을 알리는 일'이란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안그러면 행사가 재미없어질 뿐 아니라 어디선가 실수하게 되거든요."


윤 본부장은 프로모션 대행업의 가장 큰 매력을 '일하는 즐거움'이라고 설명했다.


항상 새로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지루해질 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인맥을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이 직업의 장점이다.


"수입차 행사 직전에는 한 유통업체가 주최한 고객 사은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병원 개원식도 담당해 봤고,아마추어 골프대회도 진행해 봤어요.


전혀 새로운 분야를 맡을 때마다 고민합니다.


'어떻게 행사를 진행하면 이 회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까'하고.고민 끝에 실마리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러면 어떤 사람이 프로모션 대행에 적합할까.


"학력이나 전공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게 윤 본부장의 설명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훨씬 중요하며,한 분야에 정통한 수재보다는 얕더라도 다방면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 적격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수시로 밤샘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체력은 필수.해외기업의 프로모션 대행 의뢰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영어실력도 갖춰야 한다.


수입은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졸 초임 연봉은 대략 2000만원 수준.행사가 많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숨쉴 틈 없이 바쁘지만 겨울은 자기 충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자신의 손 끝으로 의뢰 기업을 세상에 알린다는 점에서 프로모션 대행은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직업"이라며 끼 있고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의 동참을 권유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