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상승 행진을 벌이더니 급기야 연 5%선에 진입, 여기서 더 치고 올라갈지 아니면 아래로 방향을 돌릴지에 대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27일 채권시장에서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름세로 장을 출발한 뒤 오전 9시37분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5.00%에 거래됐다. 이날 금리는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한때 4.60%를 찍으며 연중 최고치인 지난 3월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데다 9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과 세계적인 금리 상승 추세 등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 1년 10개월만에 5% 돌파 = 3년 물 금리는 지난 2003년 12월 4일 5.06%를 기록한 이래 약 1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다시 5%선에 들어섰다. 금리는 지난 2003년 말 이래 저금리 기조 속에서 1년간 꼬박 하락해 작년 12월에는 연 3.24%까지 떨어졌다. 그러다가 올 초에 갑자기 급등, 작년 말 3.28%에서 2월 중순 연 4.46%까지 치솟았다가 6월 초에는 다시 연 3.61%까지 내려오며 롤러코스트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금리는 이후 다시 본격적 상승 행진을 벌여 4개월여만에 1.39%포인트 뛰어올랐다.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조 속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한국은행도 콜 금리를 올린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불안케했다. 채권 펀드가 일부 손실을 기록하는 등 무너지자 돈이 빠져나가고 시장에서 매수세가 더욱 약해지는 등의 악순환도 나타났다. ◆ 금리 하향 안정될까 = 전문가들은 5%가 심리적 고점으로 인식됐지만 5%가 넘었다고 해서 지지선이 무너지거나 하는 파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내년이 되면 금리가 다소 안정되겠지만 `금리 하락 랠리'가 벌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 중반 금리가 연 3%대에서 움직일 때 이미 경기 회복세를 근거로 연 5% 전망을 내놓았던 굿모닝신한증권 조중재 애널리스트도 "금리가 연중 고점까지 다 온 것으로 판단되며 5% 위로 올라가더라도 짧은 시간 머무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비우호적인 변수를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또 미국 금리 인상이 막바지 국면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따라 내년에는 금리가 지금보다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규삼 애널리스트는 "이달들어 금리가 상승한 것은 경제 펀터멘털이 강화돼서가 아니라 근 1년 간의 손실과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제성장률이 고점을 찍은 이후 바로 다음 분기에 금리도 고점을 기록한 점에서 볼 때 지난 3.4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4%로 꼭지를 찍었으니 금리도 4.4분기에 고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서철수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는 금리가 연 4.8∼5.0%에서 움직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상반기에 4%대 중반까지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