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 보고 ‥ 북극은 우리 땅".. 영유권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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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에너지 자원을 놓고 '골드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19세기 캘리포니아 금맥 사냥 때와 달리 개인이 아니라 국가들이 '검은 황금' 석유와 천연가스를 놓고 맞붙었다.
북극은 미국 캐나다 그린란드(덴마크령) 노르웨이 러시아 등 5개국에 둘러싸인 주인 없는 바다다.
5개국은 국제해양법상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까지만 배타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서 북극해 대부분은 국제해저기구(ISA) 관할이다.
영국 BBC방송은 북극해 자원 탐사를 막아온 빙하가 지구 온난화에 따라 녹기 시작하면서 5개국 간에 본격적인 영유권 다툼이 시작됐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특히 북서항로의 영유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미국은 캐나다가 이곳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까봐 오랫동안 자국 선박이 이곳을 통과할 때 의도적으로 캐나다에 알리지 않았다.
결국 캐나다에 통보는 하되 미국 선박을 저지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합의를 봤지만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연중 수주일 만 열리던 이 길의 이용 가능한 날짜가 점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와 덴마크는 '바위'에 가까운 한스아일랜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 정치인과 탐험가들이 번갈아가면서 상륙해 깃발을 꽂고 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베링해의 경우 미국과 러시아가 영유권 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측이 5만㎢의 영해와 20만t의 어획량을 손해봤다는 이유로 비준을 안 하고 버티고 있다.
바렌트해협도 주인이 모호하다.
북극은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세계대전 이후 줄곧 영유권 분쟁 지역이었다.
하지만 적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뿐 지금처럼 서로 주인이라고 나서지는 않았다.
영유권 싸움은 미국 지질학회가 지구의 미발굴 에너지 자원 중 4분의 1이 이곳에 묻혀있다고 공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수년간 급등세를 보이면서 북극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북극기후영향평가협회(ACIA)는 온난화 때문에 이번 세기가 끝날 때쯤이면 북극해의 두터운 빙하가 여름마다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주변국들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