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천 km를 이동하는 기러기는 하루에 수백 km를 날아갈 수도 있다. 그런데 기러기들은 한결같이 V자형으로 무리를 지어 날아간다. 이를 안항(雁行)이라고 부른다. 양력(揚力:위로 뜨는 힘)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앞의 새가 날개를 저으면 바로 뒤따라오는 새를 위한 상승 기류를 만들어 주게 되어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23%의 에너지가 절감되고 71%를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또 V자형을 그리며 날아갈 때 뒤쪽의 기러기들은 앞서 가는 기러기들이 속도를 유지하도록 힘을 북돋우기 위해 계속 울음 소리를 낸다. '동물에게서 배우는 경영과 마케팅''동물이 펼치는 광고세계'(고경순 지음,백산출판사)는 동물에게서 배울 수 있는 지혜를 경영과 마케팅 광고 등에 접목한 책이다. 사실 인간들이 사용하는 도구 중에는 동물의 모습이나 재능을 흉내 낸 것이 적지 않다. 사람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는 옆을 볼 수 없지만 물고기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180도 눈을 돌릴 수 있다. 이 물고기의 눈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 바로 어안(물고기 눈) 렌즈다. 한때 세계 육상계를 석권했던 중국 마준련 군단의 훈련 방식은 야생 동물들이 사냥감을 향해 질주하거나 도망 가는 모습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저자는 "낙타와 거북 같은 동물들은 섭씨 50도의 땡볕 아래 물과 먹이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며칠 혹은 몇 달을 참고 견뎌낸다. 어려운 처지의 동물들은 사람에 비유하면 거의 영원히 불황 속에 사는 셈"이라면서 "하지만 동물들은 인내와 의지,그리고 혁신과 적응의 지혜를 통해 살아 남는다. 이 같은 생존 방식은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