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진 26일은 공교롭게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과 겹쳤다. 여야는 선거를 의식한 듯 '유신독재의 종말''경제를 죽이는 정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늘은 나라를 살리고 돌아가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26주기"라며 "자신은 죽으면서 경제를 살린 분도 있지만,자신은 멀쩡히 살아 있으면서 온 경제를 죽이는 그런 정권도 있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강 원내대표는 "현 정권은 국민통합을 실천하고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배우기를 바란다"며 "오늘이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는 날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유신독재가 종말을 고한 날'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10·26 이후 2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분열적 냉전적 사고관이 참다운 민주주의를 옥죄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표는 유신정권이 저지른 인권탄압과 독재정치에 대한 해명과 사과도 없이 무슨 염치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들먹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늦긴 했지만 이제는 정치적으로도 유신세력이 정리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