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최근 일본 퇴직연금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노무라증권과 컨설팅계약을 맺은데 이어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100여개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퇴직연금 설명회'를 가졌다. 삼성증권은 또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퇴직연금 전용 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한 퇴직급여 총액 은 84조1천억원선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퇴직연금규모는 오는 2010년 50조원, 2015년에는 18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은행,증권,보험 등 전 금융업종에 걸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수요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퇴직보험 등 기존 상품과 강력한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보험사들이 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재원만 다를 뿐 적립식 펀드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 '확정기여형'상품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이 일반화된 미국,일본 등에서는 확정급여형보다 확정기여형이 확대되는 추세인데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2년 제도가 도입된 뒤 3년만에 노무라증권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시장에서 가입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증권사들이 시장의 20%를 차지, 은행(30%), 보험사(18%)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는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일본의 퇴직연금제도 성공사례로 꼽히는 호야그룹의 다카자와 마사시 호야웰페어 대표이사와 도요타자동차의 연금운용을 맡고 있는 노무라증권그룹 산하 노무라 펜션서포트 앤드 서비스(NSAS)의 오오에 히데키 확정기여연금부장이 나서 양사의 확정기여형 연금도입 과정과 자산운용 형태 등에 대해 강연했다. 다카자와 대표는 "원칙적으로 정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회사의 월간 및 연간 부담금 상한을 정한 뒤 직원들이 3가지 형태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고 있다"며 "자산은 정기예금과 보험,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연식 퇴직연금 파트장은 "증권사들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다뤄본 경험과 투자교육 등에서 타 금융권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최근 선진국에서 각광 받고 있는 확정기여형 제도에서 유리하다"며 "제도의 특성상 한번 고객은 평생 고객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초기 시장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