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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길찾은 사람들] (6ㆍ끝) 일본서 한국식품 판매 김근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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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이 정말 좋았어요. 한국의 생활문화 상품을 일본시장에 알려 '한국팬'을 만들려던 당초 계획이 시대 상황과 맞아떨어져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1980년대 이후 일본에 진출한 뉴커머 중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쏜꼽히는 김근희 한국장터 사장(53)은 자신의 성공이 운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일본에 온 지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김 사장은 '한류붐'의 원조로 불리는 인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10여년 전부터 한국 문화상품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었다. 김 사장은 현재 일본내 최대 규모 한국 슈퍼마켓인 '한국장터' 등 5개 회사 대표직을 갖고 있다. 또 한국어학원,음악CD와 도서 등을 파는 코리아플라자,공예품점 인사동 등 1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그의 회사에서 근무중인 직원은 일본인 20여명을 포함해 200명이 넘는다. 지난해 43억엔(약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그의 매장을 이용한 고객은 150만명(영수증 발매 기준)을 넘었다. 사실 김 사장은 잘나가는 일본경제를 공부하려고 1986년 유학을 왔다. 34세의 늦깎이로 히토쓰바시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중 아시아 지역 발전을 위해선 먼저 한.일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과거사로 인해 감정이 좋지않은 양국 관계를 풀려면 일본내 한국 마니아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93년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도쿄시내에 '한국장터'라는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 도쿄 시내에 '한국' 이름이 들어간 간판을 내건 가게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였다. 김 사장 부부과 공을 들인 것은 바로 '김치'였다.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김치맛을 일본인에게 알려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한국팬이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다. 본고장 맛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 등 주요 식자재는 한국에서 들여왔고,부인이 직접 손으로 밤새 만든 김치만 가게에서 팔았다. 그는 판매 루트를 뚫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김 사장은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1997년 신주쿠로 가게를 옮겼다. 도쿄의 쇼핑 중심지 신주쿠에 다양한 한국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한국의 성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였다. 김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한국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한국맛'과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일본내 '한국 관문'(Portal)을 만들겠다는 그의 사업 목표는 하나씩 실현됐다. 김 사장의 성공 비결은 특유의 성실함과 정직함 때문이다. 한국장터는 연중 무휴로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사장이 가장 먼저 가게에 나오고 가장 늦게 귀가한다. 모든 제품은 본인이 직접 맛을 보고,품질을 확인한 뒤에야 팔고 있다. 또 100% 투명한 경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직원은 물론 관공서 공무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그는 세금관련 업무는 아예 일본 세무사에게 맡겨 처리할 정도로 성실히 납세하고 있다. 신주쿠 대로변에 10여채의 빌딩을 갖고 있고,도쿄 한인 사회를 대표할 정도로 명사가 된 김 사장의 향후 목표는 두 가지다. 우선 그가 운영중인 회사의 정회원을 100만명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류붐을 뿌리내리게 하려면 한국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본인 고정 고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하나는 본격적인 교육 사업을 하는 일이다. 그는 곧 '한일 비즈니스 스쿨'을 만들 계획이다.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양국 간 경제교류 확대 시기에 대비해 한.일 비즈니스에 정통한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문화 상품의 시대다. 한국의 뛰어난 문화상품을 제대로 잘 포장하면 일본내에 얼마든지 시장이 있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 한국과 일본은 인접한 국가지만 문화적 차이가 많습니다. 특히 대화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저는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로 비즈니스 통역을 했습니다. 일본인을 설득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비즈니스가 성사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심리적 저항감을 없애고 상품이나 제안 내용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거래에서 빨리 "YES"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자기 상품이나 사업 계획의 좋은 점과 가능성,그리고 기회 요인에 대해 열심히 설명합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이쪽에서 좋다고 강조하면 할수록 시큰둥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말을 먼저 합니다. 일단 상대가 의심스러워 할 부분에 대해 설명한 다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심리적 거절에 의한 "NO"를 막는 설득법입니다. 일본인의 이런 언어 문화는 에도시대의 사회제도 영향으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에도시대 일본의 사회제도는 철저한 상호 감시 연대책임 사회였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300년간 계속되면서 일본인들의 문화적 DNA가 됐다는 생각입니다.일본인과의 비즈니스에서 다그치듯 하는 설득은 마음의 문을 닫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일본에서 20년 사는 동안 만난 첫날 형님 동생하고 마음이 딱 맞는다고 좋아했던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계속되는 관계는 거의 없습니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신용을 쌓아서 친구가 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이 일본에서의 비즈니스 성공 지름길입니다. /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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