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사람들은 마산을 '가고파의 고장'이라고 한다. '내 고향 남쪽바다/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로 흐르는 가곡 '가고파'와 관련있다. 김동진이 곡을 붙인 시 '가고파'를 쓴 노산 이은상의 고향이 바로 마산이다. 마산은 '국화의 고장'이라고도 할 만 하다.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마산에서 국화 재배가 시작됐다.1960년 여섯 농가가 나서 전구 빛으로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전조재배를 처음 시도한 것. 지금은 국내 최대 국화재배지로서의 명성을 잇고 있다.마산 땅의 국화재배면적이 전국 국화재배면적의 13%에 해당한다. 국화 품질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1976년 처음으로 일본 수출길을 텄고 지난해에는 80만 본에 달하는 국화를 세계 각국에 수출했다. 마산의 국화가 한곳에 모인다. 26일부터 11월3일까지 9일간 마산만 한가운데 떠있는 돝섬에서 열리는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가 그 무대다. 축제는 올해가 5회째로 판을 한층 키웠다. 축제장인 돝섬을 찾아가는 길부터 색다르다. 여객선터미널에서 10분쯤 유람선을 타고 들어간다. 섬에는 신라 말 최치원과 금돼지에 얽힌 전설이 전해진다. 섬 전체가 금빛에 휩싸이면 까닭없이 사람들이 사라지곤 했는데 최치원이 월영대에서 활을 쏴 섬의 금돼지를 잡은 뒤부터 그런 일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돝은 돼지의 옛말로 섬 입구에 돼지상도 있다. 선착장에서 섬 정상에 이르는 산책로는 온통 국화밭. 각양각색의 국화가 만개해 오색 꽃물결을 이룬다. 웬만해서는 보기 힘든 관상국화와 국화를 이용한 작품 및 조형물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허브·약초 치료실,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시골집 풍경과 허수아비,짚풀작품 등을 접하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전통 연날리기와 명언·가훈쓰기,떡메치기 같은 행사도 흥을 돋운다. 어둠이 내리면 분위기가 더욱 근사하다. 달빛을 머금은 국화 물결을 배경으로 각자의 소망을 매단 소망등이 바다물에 일렁이면 돝섬은 환상 속의 이상향이 된다. 국제국악제 국화사진콘테스트 등의 문화행사와 선착장 작은 무대에서의 공연도 국화 나들이의 재미를 더해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서울 ~ 마산 국화관광열차 운행 남해고속도로 서마산 또는 동마산 나들목에서 빠져 79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면 중앙동 연안여객터미널에 닿는다.국화축제기간 중 서울∼마산 국화관광열차도 운행된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돝섬까지는 10분 걸린다.시간당 40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12척의 유람선을 띄울 예정이다.어른 3000원,중고생 2000원,어린이 1000원.축제장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마산시내에 로얄관광호텔,사보이관광호텔,아리랑관광호텔 등이 있다.아구찜과 복요리가 널리 알려져 있다.마산시와 무학이 공동투자,야생국화 꽃잎으로만 빚는 국화주 '가을국화'도 인기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상황실(055)240-2967,www.gago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