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은 한국과 아주 가깝다.


한반도를 향해 툭 튀어나온 산둥반도 동쪽 끝의 작은 항구도시 스다오(石島)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330km 밖에 안 된다.


산둥성에서 아침닭이 울면 그 소리가 서해 연안마을에서도 들린다는 좀 과장된 말이 있을 정도다.


가까운 만큼 교류도 많았던 것 같다.


스다오에는 1200년 전 청해진을 근거로 동북아 바닷길을 장악했던 해상왕 장보고의 자취가 아직 짙게 남아 있다.


스다오항에서 4km쯤 떨어진 적산법화원이 대표적이다.


적산법화원은 장보고가 세운 사찰. 당나라 시절이었던 당시 산둥성에서 규모가 제일 컸던 이 사찰은 재당 신라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안으로 눈을 돌려 보면 산둥성과 관련된 지명까지 찾아볼 수 있다. 봄꽃여행 1번지로 꼽히는 지리산 자락 구례 산수유마을의 행정구역명이 바로 산동면이다. 샛노란 꽃 물결로 상춘객을 맞는 산수유 나무 역시 산둥성에 살던 한 처녀가 시집 올 때 가져와 심은 것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 옛날 한반도와 산둥성 간 교류의 정도를 짐작케 한다.


산둥성과의 교류는 지금도 여전하다. 특히 인천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다. 태산으로 대표되는 자연과 공자 맹자로 수렴되는 문화의 고장으로서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산둥성 여행의 관문은 지난(濟南)이다. 산둥성의 성도인 지난은 황하의 남쪽,태산의 북서쪽에 있는 '물의 도시'다. 한국 수원의 자매도시이기도 하다.


지난 구성 북쪽에 드넓은 대명호는 지난 시민의 쉼터. 보통 사람들의 여가생활을 엿볼 수 있다. 청나라의 한 시인은 '사면에 연꽃이 피고 삼면에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다'고 읊었고,마르코폴로는 '원림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즐겁고 산과 호수의 경치에 눈 쉴 여유가 없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지난에서 2.5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천불산은 울창한 나무와 꽃이 빚어내는 자연미와 정자,누각 등 인공미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천불산이란 이름은 수나라 때 산자락의 암벽에 많은 불상을 새기고 천불사를 두어 붙여진 것으로 산에 오르면 멀리 흐르는 황하와 가까이 지난시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표돌천은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샘. 지난 시내 72대 명천 중의 으뜸이다. 지금도 3개의 샘구멍에서 맑고 깨끗한 샘물이 콸콸 솟구쳐 오르며 맴돌아 흐른다. 이 샘물로 만든다는 표돌천 맥주도 있다.


타이안(泰安)은 산둥성 중부 태산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태산이 태평하면 천하가 태평하다'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다. 예부터 '오악독존'이라 불리기도 했다. 타이안은 산을 의지해 건설된 도시로 산과 도시가 하나로 융합돼 곳곳에 관광자원이 널려있다. 그 도시와 자연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산악관광 명소가 됐다.


곡부는 춘추시대 노나라의 도성이었으며 세계 4대 성인 중 하나인 공자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자의 유적으로는 삼공(三孔)과 태산이 있다.


삼공은 공묘(孔廟.공자 사당),공부(孔府.공자 후손의 거주지),공림(孔林.공자 일가의 가족묘)을 가리킨다.


한국 일본 등 유교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공자를 '교양의 원천'으로 받든다.


해외에 나가 있는 화교들도 자주 공묘를 찾는 데 그들에게는 이곳이 마음의 고향인 셈이다.


유교에 관심이 많지 않은 여행자도 꼭 들러볼 정도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중국 오악(五岳) 중 으뜸으로 꼽히는 태산은 고대 중국의 화제들이 봉선의식을 행했던 곳. 동부,제남,태안 등 3개 현에 걸쳐 뻗어 있는 이 태산은 진한시기에 들어서며 천하제일의 산으로 꼽혀왔다.


아주 큰 산의 대명사이지만 그리 크고 웅장하지는 않다.


태산이 태산이 된 것은 고대 중국 황제들이 자신의 위엄을 확인하기 위해 찾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옛 유적과 종묘 등이 있어 볼 것이 많다.


정상에 이르는 6600여개의 돌 계단은 가히 장관을 이룬다.


힘이 들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곡부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추현은 인구 20만명의 도시로 맹자가 자란 곳이다.


공자의 그것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맹묘(孟廟)와 맹부(孟府)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맹묘에는 각 시대의 석상과 고종이 있다.


위해는 산둥반도의 북단에 위치한 도시. 청조 북양함대의 군항으로 알려져 있다.


항구에서 2km 앞바다에 떠있는 섬인 유공도의 풍광은 멋지기로 이름이 높다.


시가지 중심 내고산 허리에 있는 누각에서 보는 황하 일출은 위해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


[ 여행수첩 ]


산둥성은 황하 하류를 중심으로 동쪽은 한반도 서해안을 마주보고 있다.


서쪽은 내륙지방과 맞닿아 있어 반도와 내륙이 반씩 자리잡고 있다.


지형은 복잡하다.


산지와 구릉은 해발 200~300m로 대체로 낮은 편이나 1000m 이상의 산도 있다.


그 중 유명한 태산은 1545m다.


산동항공(02-775-2691)이 지난 3월부터 매주 월.목.토 3회 인천~제남 간 직항편을 띄우면서 휴양과 골프,레저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리조트가 잇달아 들어서 가족여행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골프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온천과 골프장,빌라촌까지 구비하고 있는 국과온천CC가 눈길을 끈다.


국과온천CC는 미국 그레이드사에서 설계한 18홀(파72) 규모의 골프장. 제남국제공항에서 30분 거리로 가깝고 코스전망이 좋아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주말을 이용한 패키지 상품도 많이 나와 있다.


지난(산둥성)=김소라 기자 con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