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금리와 함께 유로화와 엔화가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약세 요인이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우존스 뉴스는 18일 "유럽연합(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가 유로화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기민련과 사민당 간 대연정이 이뤄졌지만 기민련의 친기업적인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과 고용창출 노력이 정책 조율 과정에서 방향성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환 시장에서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경제가 '저(低)성장·고(高)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유로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1.2%,내년에는 1.8%에 머물 전망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금리를 인하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난처한 처지다. 여기에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최근 "독일 이탈리아 등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7∼3.9%에 달하는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을 내리겠다"고 경고,유로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엔화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중의원 선거 압승으로 힘을 되찾는 듯하다가 소니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S&P는 지난 14일 소니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면서 "소니의 수익성은 내년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두고 외환 시장에선 "대표 기업 소니의 경영 실적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일본 경제의 회복 속도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강하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