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미(16.나이키골프)의 프로무대 데뷔전 실격 처리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시효(時效) 논란이 뜨겁다. `규정은 규정이다'며 본인이 수긍했고 실제 규정상으로도 실격당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과연 규정을 떠나 사건 발생후 24시간여가 지나서, 3라운드 7번홀 이후 무려 29개홀이나 더 플레이한 연후에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마이클 뱀버거 기자가 위성미의 반박에 자존심이 상한데 대한 보복으로 제보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은 찬반 논란을 가열시킬만 하다. 당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한 취재진은 뱀버거 기자가 3라운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성미에 대해 7번홀 플레이와 관련, 위반한 것이 없느냐며 4차례나 질문을 던졌고 이때 위성미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기하학까지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박하자 회견장이 일순간 웃음바다가 됐고 이때 뱀버거 기자는 마음이 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가 최근에도 규정을 개정하는 등 현실에 맞도록 끊임없이 바로잡아 나가고 있는 골프룰과 관련, 위성미 사건을 계기로 시효의 문제도 거론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한 골프 전문 기자의 찬반 의견을 싣는다. ◇시효론 찬성: 봅 헤리그(ESPN.COM) 룰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게 룰이다. 골프 규정들은 매우 불합리하기도 하다. 위성미는 프로 데뷔 무대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위성미의 실격은 룰을 따른 옳은 처사다. 심판위원들이 어떤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면 그들은 반드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의 경우 위성미의 오소(誤所)플레이에 따른 것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위성미는 홀에서 가까운 쪽으로 볼을 드롭했다. 고의적으로 하지 않았겠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위성미는 이미 스코어카드에 2벌타를 부과하지 않고 사인했기 때문에 실격 이외에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규정 위반 사실이 24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것도 기자가 제보했다. 기자의 취재 강령은 무엇인가. 사실을 보도하는 것인데, 그러지 않았지 않은가. 룰대로 따른다면 규정 위반을 하루가 지날때까지 발견치 못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고 관중, 심판, 선수 동반자, 텔레비전 시청자 모두 사건발생 당시 위반사실을 감지하지 못한 것도 잘못된 것이다. 나쁜 의도를 갖고 하루를 기다려 위반 사실을 꺼내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겠는가.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뒤에라도 벌타를 주는 조항이 만들어져야 한다. 위성미가 또다른 29개홀을 플레이한 뒤에 실격당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다. ◇시효론 반대: 론 시락(골프월드) 물론 선수는 라운드가 끝난 뒤에라도 페널티가 부과되어야 한다. 규정 위반은 그게 언제 일어난다 하더라도 위반이다. 선수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덮어두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제보가 있을 때에는 단순한 위반 이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위성미가 속이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할지라도 비디오로 그 상황을 분석한 결과 증거가 있었다. 규정위반이 일어났음을 확인했을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단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를 상상해 보라. 골프에서 훌륭한 점 가운데 하나는 어느 누구도 속이는 것을 자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수가 볼을 잡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트라이크 아웃이나 낫아웃 상황에서) 타자가 1루로 달려나가는 그런 스포츠가 아니다. 골프는 룰을 따르는 스포츠이며 반드시 존속되어야 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