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6:05
수정2006.04.03 06:06
공공 디자인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팀 펜들리(Tim Fendley) 영국 AIG사 대표는 최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매력적인 대한민국 만들기' 세미나에 주제 발표자로 나서 '이해하기 쉬운 도시(legible city)'를 만드는 게 도시 혁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펜들리 대표는 "디자인은 혁신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라고 전제한 뒤 "이해하기 쉬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운전자나 보행자뿐만 아니라 그 도시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고려해 도시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새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선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비고객(noncustomer)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블루오션 전략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는 "기존의 복잡한 지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건축가나 지도 제작자 정도"라며 "사소한 부분이라도 여행객 입장에서 지도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황별 '시나리오 지도'도 제안했다.
보행자의 목적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에 맞는 효과적인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쇼핑객,기업에 면접하러 온 사람,화장실을 급히 가고 싶어하는 아이의 부모 등 보행자 상황을 시나리오로 구성해 목적지를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지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을 랜드마크(land mark·눈에 띄는 조형물)로 활용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랜드마크는 공공예술 설치물의 역할을 하면서 길 방향이나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를 제공한다.
또 표지판의 색상이나 디자인,서체 등도 통일성 있고 단순하게 디자인해 도시 이미지를 일관되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펜들리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이해하기 쉬운 브리스톨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브리스톨 시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02년 영국 왕립도시계획연구소(RTPI)가 주는 혁신상을 받았다.
신희철 한경 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ksk30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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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펜들리가 제안하는 도시혁신 방안 >
1.보행자와 여행객의 입장에서 도시를 디자인해라
2.각 상황별 시나리오 지도를 제작해라
3.예술 조형물을 랜드마크로 활용해라
4.눈에 띄는 색상, 서체 등을 활용, 표지판의 가독성을 높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