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해도 '불패신화'가 판을 쳤던 중국 상하이(上海)의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시장 동향을 전해주는 '중국부동산 상하이지수(中房上海指數)'가 밝힌 9월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천422포인트로 8월 대비 2% 하락했다. 이는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특히 황금연휴인 10월초 국경절 이후에도 상하이 부동산시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통상 황금연휴인 봄철 춘절이나 가을철 국경절 이후에는 상하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최근 몇년간의 관례였다. 이에 따라 주요 부동산 개발상들은 최근 아파트 분양가를 대폭 인하해 내놓고 있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하이의 지명도 높은 부동산 개발상인 완커(萬科)의 경우 최근 3개 아파트 단지를 분양하면서 분양가를 12~15% 인하하고 일부 고객에게는 최고 20%까지 가격 할인 공세를 폈지만 분양률은 절반에도 못미쳤다. 다른 업체들도 분양가 인하에다 인테리어 비용을 업체가 부담하는 조건 등을 내세우며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유도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9월 상하이의 신규 분양아파트 가격 인하폭은 평균 6.9%에 달했다고 상하이지수측이 17일 밝혔다. 일부 인하폭이 큰 곳은 20%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6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신정책이후 상하이 아파트 가격이 대략 30% 정도 하락했다"면서 "과거의 부동산 열풍 당시 계획된 분양 매물 소화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올해 상하이에서 공급될 주택은 3천만㎡에 달하며, 이 매물이 정상적으로 팔려나가려면 대략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상하이 시민들이 '더는 큰 폭의 하락세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일부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저가 매물을 구매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업계에서는 중시하고 있다. 상하이지수에 따르면 9월 상하이 주택 판매량은 1만1천562채에 128만㎡로 나타나 8월에 비해 57.6%나 상승했다. 8월의 거래량이 워낙 감소했기 때문에 증가율이 크게 나타난 것도 있지만 서서히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 동방조보(東方早報)가 조사한 결과 9월의 중고급 주택 평균 거래가격은 1㎡에 1만3천940위안으로 가격 하락폭(1% 미만)이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상하이 최대 부동산중개업체인 중위안(中原) 관계자는 "10월 이후 상하이 부동산 동향은 소폭의 조정을 거쳐 내년초부터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상승세로 전환되려면 현재의 매물 소화과정을 거쳐야 될 것이며, 내년 봄 이후의 동향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