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양선박 주식 18.14% 매집에 최평규-세븐마운틴 신경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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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양선박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이 오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최평규 회장측)
"경영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최 회장측을 만날 필요성을 못 느낀다."(쎄븐마운틴그룹측)
세양선박 주식 18.14%를 매집한 최평규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S&TC(옛 삼영) 회장측과 세양선박의 최대주주인 쎄븐마운틴그룹이 첨예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최 회장측은 "세양선박의 2대주주로 참여한 이상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임병석 쎄븐마운틴그룹 회장측은 "최 회장측에서 어떤 요구나 제의가 들어와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재계는 두 사람이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커왔다는 사실을 주목하면서 양측의 공방과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사진 파견할 수도'
최 회장측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주식매입 목적을 밝힌 이상 당장 뭐라고 말할 게 없다"고 밝혔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세양선박 주식을 더 매입할지 역시 언급하지 않았다.
최 회장측은 하지만 세양선박 지분을 18.14%나 확보한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세양선박의 2대주주이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쎄븐마운틴이 세양선박에 재무적 지원이나 이사진 파견을 요청하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경영권 문제없다'
쎄븐마운틴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측이 단순 투자라고 밝힌 주식 매집 목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서 "세양선박에 대한 쎄븐마운틴의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세양선박 지분이 25.48%로 최 회장측보다 7.38%포인트나 높아 최 회장측이 이사 파견을 위한 임시 주총을 요구해도 표 대결에서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것.앞으로 최 회장측이 어떤 요구를 해와도 들어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쎄븐마운틴은 다만 두 달여에 걸친 최 회장측의 은밀한 주식 매집 사실을 자신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점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정보 라인을 동원,최 회장측의 매집 의도를 파악하는 등 만일의 경영참여 요구나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쎄븐마운틴그룹 관계자는 "세양선박을 M&A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최 회장측이 무엇을 바라고 대량으로 지분을 확보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일단 상정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대략 세 가지.하나는 최 회장측이 세양선박 주식을 추가로 매입,경영권을 확보하는 적대적 M&A다.
그러나 이 경우는 국내 정서상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두 번째는 공동 경영이다.
2대주주로 부상한 만큼 최 회장측이 세양선박에 이사진 파견 등을 요구하면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실제로 모터사이클업체인 효성기계 지분 22.0%를 확보해 공동 경영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M&A 재료를 터뜨려 주가가 뛰면 차익을 남기고 빠져나오는 방식.최 회장이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 지분을 9.9% 인수했다가 대규모 차익을 남기면서 절반 이상의 지분을 처분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머니 게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