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원ㆍ달러환율, 향후 6개월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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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 때 이후 국내외 외환시장은 미국의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달러약세를 예상했던 시각이 많았으나 실제론 원화를 제외하고는 달러가치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점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원화 가치가 홀로 강세를 보인 것은 당시 미국의 무역적자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외환정책 기조가 '시장에 맡기는 쪽'으로 급선회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거주자 외화예금이 100억달러 출회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0원 하락했다.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은 170억달러 내외다.
원·달러 환율이 더 내린다고 예상된다 하더라도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목적으로 보유하는 외화의 적정수준을 감안하면 거주자 외화예금이 추가 출회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적은 상태다.
대내외 외환시장의 최대현안인 미국의 무역적자도 이제는 달러약세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설령 달러약세를 도모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수출입 구조가 '마샬-러너 조건'을 충족시킬 만큼 환율에 탄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무역적자는 줄어들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J-커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큰 폭의 달러약세를 유도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저축률을 제고시키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무역불균형이 큰 국가를 대상으로 달러약세가 수용되도록 압력과 설득을 병행해 나가는 이중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최대적자국인 중국에 대한 위안화 추가 절상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 7월 위안화 절상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었음을 감안하면 위안화가 추가적으로 절상된다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을 크게 끌어 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미국의 무역적자를 달러약세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면 통화가치는 성장률과 금리차와 같은 경제여건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에 의해 좌우되는 지금의 외환시장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금리는 4.5%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본과 유럽은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인플레 타깃팅 정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금리를 미국보다 빨리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국면에서는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가 줄어들기보다는 확대돼 달러강세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미국 금리 인상국면이 언제 마무리되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미국 금리가 동결되고 일본과 유럽 금리가 인상된다면 달러강세 국면은 의외로 빨리 약화될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그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굳이 그 시기를 점친다면 그린스펀 의장이 교체되거나 내년 1분기까지는 미국 금리가 적정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6개월 동안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보다 더 상승하다가 갑작스럽게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은 이 점을 예의 주시해 올해 말과 내년도 외화운용 전략의 큰 그림을 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