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EXR'는 지난해 131개 매장에서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출시한 지 3년 만에 이처럼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것은 EXR가 '스포츠 캐주얼'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흔히 '추리닝'이라고 불리던 스포츠웨어와 캐주얼 사이의 간극을 메운 EXR의 '캐포츠'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아직도 유행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이제 '캐포츠'라는 말은 한 브랜드의 슬로건이 아니라 스포츠 캐주얼을 지칭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초 EXR가 '캐포츠'라는 생소한 신조어를 전면에 내세울 당시만 해도 스포츠웨어와 캐주얼은 전혀 다른 분야로 인식되고 있었다. 월드컵을 전후해 인라인 스케이트나 스노보드,피트니스 등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었으나 운동을 하면서 입는 옷과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은 근본부터가 다르다고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EXR는 치밀한 시장조사 끝에 '추리닝'처럼 편안하고 활동성이 있으면서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도 입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패셔너블한' 옷이 먹힐 것이라고 예상하고 브랜드 출시 때부터 '캐포츠'를 내걸고 나왔다. 이로써 EXR는 기존의 스포츠웨어시장과 영캐주얼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한발짝 피해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게 된 것이다. 인라인 스케이트나 스키,스노보드 등을 즐기는 활동적인 계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물론이고 평상시 여성들에게도 EXR의 '캐포츠'가 건강한 몸매를 과시할 수 있는 '섹시 코드'의 옷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매출도 쑥쑥 늘어나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