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총 1조6000억여원의 보상금이 풀리기 시작한 대전 서남부택지개발지구(183만평)의 예금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시중은행들은 연리 4.5% 안팎의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는 한편 무료 세무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판행사 잇따라 지역농협 가운데 보상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남대전농협의 경우 상호금융의 1년제 보통예금 금리보다 0.3%포인트가량 높은 연리 4.6%의 특판예금을 내놓고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주변 유성농협 역시 시중은행의 보통예금 금리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연리 4.2∼4.3%의 1년제 예금을 판매 중이다. 대전 유성지점,관저동지점,월마트지점 등 3개 지점에서 보상금 마케팅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도 연 4.2%의 우대금리를 적용한 1년짜리 특판예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보상금의 성격이 대부분 단기예금이라는 점을 고려,연리 4.5%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의 판매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전시내 7개 지점에서 보상마케팅을 진행 중인 기업은행은 주가지수연동예금과 7 대 3 비율로 가입하면 연 4.8%의 이자를 주는 특판상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요구불예금의 금리를 0.1%포인트 올린 '기쁨두배통장'을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보상과 관련,지역 '맹주'를 자처하는 지역농협과 하나은행이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역농협의 경우 보상금 규모가 5억∼6억원 수준인 토착민들이,하나은행에는 10억원 이상의 외지인 거부(巨富)들이 각각 많이 찾는 추세다. 농협은 농지담보대출로 다져진 네트워크가 워낙 강력한 데다 택지지구 보상 사무실이 남대전농협이 있는 건물 2층에 마련돼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역 은행권 관계자는 "대전시내 고급주택가를 대상으로 방문영업을 하고 있지만,지역연고가 확실한 농협 및 하나은행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상금은 어디로 보상금을 받은 땅주인들은 대토(代土)나 아파트 등 부동산과 특판예금 등에 각각 50% 정도씩 투자하는 등 보수적인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때문에 연내에 10조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금이 최근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 등 투자상품 쪽으로 흘러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중장년층 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기회에 자식들에게 재산 중 일부를 증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나은행 서동춘 유성지점장은 "보상금을 받은 고객들로부터 증여나 양도세 관련 문의가 많아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하나은행 지점 세무사 등을 연결시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