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기와 생활형편을 전망하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경기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특히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인 월 평균 300만원 이상 중상위 소득 계층과 20∼30대 젊은층의 기대지수가 나란히 기준치(100)를 넘어선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과 자동차 파업의 부작용이 9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부활조짐 보이는 체감경기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소비자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중 소비자 기대지수는 96.7로 전달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월 102.2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하다 6개월 만에 오름세로 반전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기간 중 6자회담 타결과 주가 최고치 경신 등 호재가 겹쳐 기대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 경우 6개월 후의 경기와 생활형편 등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견해보다 많다는 의미이고,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소득수준별로는 월 평균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기대지수가 전월 대비 2.0포인트 오른 104.3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300만원대의 기대지수도 100.3으로 4개월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연령대별로는 모든 계층의 기대지수가 전달에 비해 높아진 가운데 20대(105.1)와 30대(100.2)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밖에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도 전월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81.2로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 움직임


내수경기 회복세가 이처럼 힘을 얻자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7월 이후 서비스업 생산이 호조를 띠고 있는 데다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증시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정부보다는 경기상황을 훨씬 낙관적으로 본다"며 "3분기 성장률은 적어도 4.7%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 3분기 성장률 전망치(각각 4.0%와 4.3%)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민간연구소에서도 성장률 상향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초에는 3분기 성장률을 4.0% 정도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4%대 중반 정도로 올려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낙관할 상황이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설비투자가 여전히 저조하고 8·31대책 이후 건설경기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 내부적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