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고등학교 선택권이 커질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준화지역 선 지원 배정학교와 비평준화 학교의 수능 평균점수가 평준화지역 무작위 추첨 배정학교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평준화지역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높다는 교육당국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주목된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교육고용패널 1차 연도 자료를 토대로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교육학과)와 전우홍씨(박사과정)가 분석한 '학교선택 요인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에서 밝혀졌다. 교육고용패널 1차 조사는 2004년 현재 중학교 3년생 2000명,실업계고 3년생 2000명,일반계고 3년생 2000명과 이들의 학부모,담임교사,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에 따르면 평준화지역 무작위 추첨 배정학교를 기준으로 할 때 평준화지역 40~60% 선 지원 배정학교의 수능 평균점수가 5.47점 높았다. 또 평준화지역 100% 선 지원 배정 학교는 5.54점,비평준화지역 학교는 5.65점 높게 나타났다. 양 교수는 "같은 평준화지역이라도 100% 선 지원 배정학교,40~60% 선 지원 배정학교,무작위 추첨 배정학교 순으로 수능 성적이 높다"며 "이 결과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큰 지역의 학교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높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대부분의 고교평준화 지역에서 신입생의 40~60%를 선 지원으로 배정하고 있다. 서울은 시청 반경 4km 이내와 용산구 소재 30개 학교에 대해서만 선 지원 후 추첨 배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양 교수는 "고교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선 지원 후 추첨제를 확대하는 등 가급적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과외가 국어나 영어보다 수학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헌 인천대 교수(경제학)와 김진영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과외의 학습성취도 향상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과외가 수능 수리영역 성적을 4~21점 향상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어(영어),언어(국어)영역 성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