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존] 호텔안의 은행 ‥ 자산관리 · 라이프케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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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1층.헬스 클럽으로 향하는 통로 중간에 아무 표시가 없는 출입문이 하나 있다.
2중의 출입문을 통과해 들어가 보면 피카소와 백남준의 오리지널 판화,달리의 비너스 상 등 고가 예술품으로 장식된 또 하나의 작은 로비를 만나게 된다.
고급 사교클럽을 연상케 하는 이 장소는 바로 하나은행의 WM(웰스 매니지먼트)센터.로비를 둘러싸고 있는 3개의 상담실에서는 은행의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지섭 WM센터 총괄부장은 "호텔 안에 은행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온 고객이 문을 열어봤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호텔에 WM센터를 오픈한 것은 부자고객들에 대한 배려에서였다.
고객들이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데다 노출을 꺼린다는 점을 감안한 것.실제 WM센터 고객의 상당수가 이 호텔 헬스클럽 회원이다.
이 부장은 "호텔에 있기 때문에 고객의 승용차 기사들도 은행 상담을 하러 오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프라이버시가 완벽히 보호된다"고 전했다.
요즘 은행들이 부자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단순히 투자상품 소개,부동산,세무상담 등 자산관리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기본이고 건강관리,취미?여가활동 등 문화와 생활 전반에 대한 '라이프 케어(Life care)' 서비스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하나은행 WM센터는 최근 미술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홍콩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 참가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 행사에 고객을 수행했던 WM센터의 정경애 부장(시니어 웰스매니저)은 "부자들에게 예술품 구입은 취미활동이면서 재테크 수단도 되고 있다"며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PB고객을 주얼리 쇼에 초청,다이아몬드 감정법과 고르는 법을 배우는 행사를 가졌다.
또 고객을 위해 프로골퍼와의 동반 라운딩 기회도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조흥은행은 세계 유명병원과 제휴해 예약,현지통역,치료 등 종합적인 헬스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요즘 부유층 사이에 '필수 교양 과목'이 되고 있는 와인 강좌에 고객을 초청,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 부장은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PB담당 직원도 음악이나 미술,스포츠 등의 분야에 전문가 못지 않은 안목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