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순 터보테크 회장은 최근의 분식회계사건과 관련,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개인재산 전부를 회사에 내놓기로 했다. 또 분식회계와 관련한 법적책임을 감수하되 어떤 일이 있어도 회사는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 회장은 29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식회계에 대한 입장표명과 함께 회사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장 회장은 "이번 회사의 분식회계는 전적으로 자신의 경영판단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채권단 주주 국민에게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분식회계 왜 했나 터보테크의 분식회계 규모는 700억원. 장 회장은 "지난 2000년 회사 유상증자 과정에서 구주를 팔지 않고 대출로 유상증자를 했다가 이후 주가 폭락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분식회계 배경을 털어놨다. 또 "외환위기 당시 받은 엔젤 투자가 이후 차입으로 바뀌면서 부실이 누적되는 등 제 경영판단 잘못으로 부실이 생겼다"며 "이를 해결하려고 그간 부단히 애를 썼으나 해결 방안을 다 실현하지 못하고 이 상태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회사정상화 위한 자구노력 장 회장은 "자회사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지분을 28일 이노츠에 매각해 마련한 127억원 전액을 회사 채무변제에 쓰는 것을 비롯해 대표이사직과 개인 주식 등 가진 모든 것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터보테크는 지난 6월 말 현재 분식자산 700억원을 제외한 총 자산이 1200억원,부채가 593억원으로 상장예정 2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보유 지분 등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은행권 채권보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 따른 금융권의 조기 부채상환 압박 등 단기적 문제만 풀리면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금융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상화를 위해 터보테크는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고 보유자산을 활용한 차입과 종업원 급여반납,불필요한 유형자산 매각,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유예 등 유동성 확보 조치를 통해 50억~80억원의 현금흐름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휴대폰 개발용역사업,정보가전사업 등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공장자동화 부문과 휴대폰 제조사업에 집중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터보테크는 밝혔다. 글=이계주·사진=양윤모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