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위 업체의 위상을 강화하고 시장을 계속 키워 가기 위해 내년에도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중국 업체의 반도체 분야 추격은 아직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28일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산업 대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의 위치를 다지기 위해 당분간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계속 늘려 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에 오스틴공장에 이은 제2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황 사장은 또 최근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해 "반도체는 인건비 싸움이 아니라 기술 노하우가 90% 이상을 좌우한다"며 추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황 사장은 미국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들어가는 4GB급 MLC 플래시 메모리 공급에 대해 국내 중소 MP3 메이커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는 새로운 시장 창출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기가에 이르는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MP3는 삼성과 애플이 공동으로 노력해 만든 신규 시장이지 기존 중소 메이커들의 영역을 침범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내년부터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및 반도체와 줄기세포 연구를 결합한 연구 등 반도체의 영역 확대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내년 상반기부터 65나노 및 90나노 기술을 이용한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기존 범용 파운드리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초정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류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는 하이엔드 시장을 노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은 "자동차에도 점차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당장 엔진제어 관련 분야보다는 안정성이 검증된 분야를 중심으로 2∼3년 내에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와 연구개발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그는 "IT(정보기술)와 BT(생명과학기술)의 결합은 두 분야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실현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황 교수팀과 DNA칩 개발 등 여러 공동 과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쯤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