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용 다리미(프레스기)를 제조하는 금성프레스(회장 오현식)는 지난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미국 워싱턴 수출인큐베이터에 입주했다. 3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올초 완료한 '와이셔츠 자동다림질 장비'로 미국 세탁소 시장을 본격적으로 뚫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입주 이후 현지 수출인큐베이터를 통해 알게 된 미국 한인 세탁소 주인들의 모임인 미주 한인드라이크리너스총연합회를 통해 제품홍보활동을 벌이고 미국 전역에 12개 대리점을 확보하는 등 판매조직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25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오현식 회장은 "국내 봉제공장들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3년 전부터 한인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 세탁소시장을 겨냥해 장비를 개발해 왔다"며 "제품브랜드를 '거북선'으로 하는 등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주효해 내년에 100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공이 6개국 9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수출인큐베이터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중소기업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133개 업체가 입주해 활동 중이며 지난해 1억5365만달러,올 들어 8월 말까지 1억3975만달러(금년예상치 2억1000만달러)의 수출성과를 거뒀다. 지난 98년 미국 시카고에서 수출인큐베이터를 처음으로 개소한 이래 모두 6억2000만달러의 수출을 이뤄냈다.


어학실습시스템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인 예스미디어(대표 김홍섭)는 지난해 12월 개소된 호치민 수출인큐베어터 입주를 통해 베트남 대량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수출인큐베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지난 5월 베트남기술개발공사와 5년간 1330만달러어치의 물량을 공급하는 수출약정서를 현지에서 체결했다.


일본 100엔숍에 화장솔 붓 등 각종 미용용품을 공급해온 디케이아이앤디(대표 김선일)는 도쿄 수출인큐베이터의 지원으로 일본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라쿠텐'에 오는 10월 입점하게 됐다. 김선일 대표는 "새로운 유통채널 개발에 힘입어 지난해 수준(461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수출인큐베이터에서는 3.5평 정도 크기의 사무실을 월 12만원 내외의 저렴한 임차료로 제공하고 입주기업의 조기 현지정착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인도와 러시아 등에 인큐베이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