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센트럴파크'를 표방하며 지난 6월18일 문을 연 뚝섬 서울숲이 26일 개장 100일을 맞았다. 석달 남짓의 기간에 600만여명의 인파를 끌어모으며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서울숲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27일 오후 3시. 개장 초기 사람들로 북적이며 혼잡했던 서울숲은 안정된 모습이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로 붐비는 이곳은 평일에는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 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소풍이나 백일장을 나온 학생들이 군데군데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뛰어놀고 있었다. 노란색과 하늘색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선생님 뒤를 따라가는 유치원생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유치원생들은 문화예술공원 내에 있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기도 했지만, 청소년들은 마땅히 할 것을 찾지 못하고 그늘 아래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학교에서 가을 소풍을 나왔다는 박영선(15.장충중 3년)군은 "넓기만 하고 즐길 것이 없다. 농구장이 있긴 하지만 그것마저 부족해 조금 지루했다"고 말했다. 백일장을 하러 왔다는 박현미(14.장위중 2년)양도 "그늘과 앉을 곳이 부족해 불편했다"며 "매점도 너무 멀고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장 초기에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공원은 말끔해져 있었다. 개장 이후 제품 가격 표시를 제대로 하지않고 가격도 비싼데다 신용카드도 안 받아 논란이 됐던 공원 내 매점도 가격 표시를 하고, 생수값 등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는 등 개선된 모습이었다. 화장실 수가 부족하긴 했지만 비교적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백일장을 나온 이민경(14.장위중 2년)양은 "한강 시민공원 등 다른 공원 화장실에 비해 깨끗하고 변기가 많아 편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지적됐던 앉을 공간, 그늘 부족 문제는 여전했고, 공원 북동쪽 문화예술공원과 서남쪽 생태숲을 연결하는 사거리 차로에는 인근 성수대교를 건너는 차량이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고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도 지니고 있었다. 또 서울숲 입구 옆에는 분당선 복선전철 선로 지반 신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공사장비에서 뿜어대는 매연과 소음으로 입구 주변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서울숲 관계자는 "시민들이 불편없이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도 시설물을 아끼고 기초 질서를 잘 지켜 공원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