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눠 주는 판사' 부산지법 민사1부 홍광식 부장판사(사시21회)가 화제다. 홍 부장판사는 만나는 사람마다 책을 선물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나눠 준 책은 소노 아야코(會野綾子)의 '아름답게 늙는 지혜'(정우사)와 박동운의 '통치술'(1974· 샘터)로 각각 600권 이상을 나눠줬다. 소장하고 있는 이 두 책의 뒷면에는 책 선물을 받은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데,그 중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이름도 있다. 판사가 되고 나서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동료 판사들도 마찬가지로 시간 부족에 시달리며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책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는 것.수없이 많은 책을 나눠 주고도 그의 집과 사무실에는 4000권가량의 책이 소장돼 있다. 대학 재학 시절 교편을 잡다 은퇴하신 부모님이 마산에서 7년여간 서점을 경영한 적이 있는데 그의 '못 말리는 책사랑'은 이때 싹트기 시작했다. 홍 부장판사는 지독한 '독서광'이기도 하다. 부산지역 법조인들의 독서모임인 '사월회'와 지인들의 독서모임인 '하무리'를 잇따라 만들어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홍 부장판사는 "처음부터 책이 목적은 아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많은 고민거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