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철강가격 인하 태풍이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철강시장 전반을 휩쓸고 있다.

포스코는 22일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11개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6~9% 인하했다.

포스코가 고로재(용광로에서 나온 쇳물로 만든 제품) 열연강판 가격까지 인하하기는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그 여파로 아시아 각국 철강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며 "중국의 저가 제품이 대량으로 유입돼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것도 가격 인하의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로 바오산강철이 지난 8월 철강제품의 올 4분기 내수판매 가격을 8~17% 인하하자 대만이 즉각 제품가를 큰 폭으로 내렸으며 일본의 도쿄제철도 지난 21일 10월분 내수가격을 5.5∼7.8% 인하했다.

국내 시장에 수입된 중국산 철강 제품은 1~8월 중 490만t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수입된 물량 430만t을 훨씬 웃돌고 있다.

포스코도 중국 저가 제품이 범람하자 7월에 일반 범용재 가격을 한 차례 인하하고 광양제철소 미니밀의 가동을 축소하는 등 추가 가격 하락을 저지하는 데 노력해왔으나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가격 인하에 따라 오는 26일 주문분부터 내수판매 기준가격을 품목별로 t당 4만5000~7만원 낮추게 된다.

△열연강판의 경우 t당 59만5000원에서 55만원(일반재인 미니밀 제품은 58만원에서 53만5000원으로 인하) △냉연강판은 t당 69만5000원에서 65만원 △아연도금강판은 79만5000원에서 75만원 △전기아연도강판은 79만9000원에서 74만4000원 △무방향성 전기강판 일반재는 75만7000원에서 68만7000원 등으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반재가 대부분인 중국산 수입 철강이 이제 국내 고급재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국의 가격 인하가 아시아 철강시장을 전쟁터로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